세무조사 기간 중에 증여재산을 발견하여 과세관청이 해당 재산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하였으나, 수증자가 증여세를 부과하기 전에 해당 재산을 수증자의 남편에게 증여하고 당초 취득세 등을 적법하게 납부하였다고 하더라도 남편에게 증여한 것은 당초 증여에 대한 증여세가 부과될 것을 알았고, 남편에게 증여하여 당초 수증자는 무자력 상태가 되었으므로 당초 증여는 사해행위로 보아야 한다.
1. 기초사실
당사자 사이에 다툼없는 사실과 갑제1호증의 1, 2, 갑제2호증의 1 내지 9, 갑제3호증, 갑제4호증의 1, 2, 갑제5 내지 9호증, 을제1호증, 을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 산하 부산지방국세청장은 2003. 1. 9.부터 2003. 3. 14.까지(본래 조사기간은 2003. 2. 14.까지였으나, 조사기간을 2003. 3. 14.까지로 연장하고 2003. 2. 17. 이용호에게 이를 통지하였다) 이효분의 아버지인 이용호에 대한 양도소득세 조사 과정에서, 이효분이 그의 오빠인 이상우로부터 주식회사 에이아이넷(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의 주식 13,793주의 취득자금 및 현금 77,000,000원을 증여받은 사실을 알아내고, 2003. 5. 3. 이효분에게 세무조사결과를 통지하고, 2003. 6. 4. 원고 산하 양천세무서장에게 증여세 결정결의안을 통보하였다.
나. 이에 따라 양천세무서장은 이상우가 1999. 10. 28. 이효분에게 증여한 소외 회사 주식 취득자금 242,293,639원에 대한 증여세 48,696,340원을, 이상우가 2000. 6. 21. 이효분에게 증여한 77,000,000원에 대한 증여세 20,901,820원을 각 부과하여, 2003. 7. 1. 이효분에게 이를 2003. 7. 31.까지 납부하도록 고지하였다.
다. 한편 이효분은 2003. 2. 20. 그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 및 서울 양천구 신정동 336 청구아파트 105동 1001호(이하 이 사건 청구아파트라 한다)를 남편인 피고에게 증여하기로 하는 증여계약(이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증여계약만을 이 사건 증여계약이라 한다)을 각 체결하고,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서울남부지방법원 등기과 2003. 2. 20. 접수 제13314호로, 이 사건 청구아파트에 관하여 서울남부지방법원 등기과 2003. 2. 20. 접수 제9013호로, 각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각 경료하여 주었다.
라. 이효분은 이 사건 증여계약 당시 이 사건 부동산과 이 사건 청구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외에 다른 재산이 없었기 때문에 이 사건 부동산과 이 사건 청구아파트에 관하여 피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줌으로써 무자력 상태가 되었다.
2.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원고가, 이효분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증여계약이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함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증여계약 당시 원고의 세무조사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고, 그 무렵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 및 이 사건 청구아파트의 취득과 관련한 취득세 및 등록세를 납부하였으므로, 늦어도 세무조사가 완료된 2003. 3. 14.경까지 또는 이 사건 증여세의 납부기한인 2003. 7. 31.까지는 이효분이 소유하던 부동산에 관한 등기부등본을 열람하는 과정에서 이효분의 사해행위를 알았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1년이 경과된 후에 제기된 것이므로, 제척기간을 경과하여 부적법하다는 취지의 본안전 항변을 한다.
나. 살피건대, 채권자취소의 소는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내에 제기하여야 하는 것인바(민법 제406조 제2항), 여기에서 취소원인을 안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단순히 채무자의 법률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법률행위가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라는 것 즉, 그에 의하여 채권의 공동담보에 부족이 생기거나 이미 부족상태에 있는 공동담보가 한층 더 부족하게 되어 채권을 완전하게 만족시킬 수 없게 된다는 것까지 알아야 하는데(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다53704 판결 참조), 갑제10호증의 1, 2, 갑 제11, 12, 1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이효분이 이 사건 조세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조세채권의 추심 및 보전 업무를 처리하던 중 2003. 10. 20. 이효분의 재산현황에 대한 포괄적인 조사를 통하여 이 사건 부동산과 이 사건 청구아파트가 증여된 사실을 확인하고 위 일자로 세입결손처분을 할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효분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증여받아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고 등록세 및 취득세를 납부하였다는 것만으로 그 당시 또는 이 사건 조세채무의 납기 당시에 이효분의 사해행위를 알았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원고의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피보전채권의 존재
(1) 채권자취소권에 의하여 보호될 수 있는 채권은 원칙적으로 사해행위라고 볼 수 있는 행위가 행하여지기 전에 발생된 것임을 요하나, 그 사해행위 당시에 이미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되어 있고,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기하여 채권이 성립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그 개연성이 현실화되어 채권이 성립된 경우에는 그 채권도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 할 것인데(대법원 1999. 4. 27. 선고 98다56690 판결 참조), 비록 이 사건 증여계약 당시 이효분에 대한 증여세가 고지되지는 않았으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상우가이효분에게 소외 회사의 주식대금 및 현금을 증여할 당시 이미 이 사건 조세채권 발생의 기초적 법률관계가 발생되었다고 볼 수 있고, 부산지방국세청장은 2003. 1. 9.부터 피고의 아버지인 이용호에 대한 세무조사를 시작하다가 2003. 2. 17. 이용호에게 세무조사기간 연장통보를 하고 2003. 3. 14.까지 세무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이효분에 대한 증여사실이 밝혀지고 과세처분이 이루어진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증여계약 당시 가까운 장래에 위 법률관계에 터잡아 이 사건 조세채권이 성립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그 개연성이 현실화되어 이 사건 조세채권이 성립하였다 할 것이므로, 이는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권리가 될 수 있다 할 것이다.
(2) 피고는 위 이효분이 1998년부터 오빠인 이상우에게 사업준비 자금 등을 수시로 대여해 주고 변제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상우가이효분에게 차용금을 변제하는 명목으로 소외 회사의 주식을 준 것인바, 이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한 처분은 위법하여 무효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 원고의 위 증여세 채권은 이른바 사해행위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없다고 다툰다.
살피건대, 일반적으로 과세대상이 되는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소득 또는 행위)가 전혀 없는 사람에게 한 과세처분은 그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다고 할 것이지만, 과세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어떤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 이를 과세대상이 되는 것으로 오인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에 그것이 과세대상이 되는지의 여부가 그 사실관계를 정확히 조사하여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는 경우라면, 그 하자가 중대한 경우라도 외관상 명백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과세요건 사실을 오인한 위법의 과세처분을 당연무효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다31144 판결 참조).
이 사건에 돌아와 보건대, 증여세 부과처분을 받은 이효분이 실제로는 이상우로부터 대여금을 변제받은 것으로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상우로부터 이효분에게 주식 취득 자금 및 금원이 제공된 사실이 확인되었다면 과세관청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에 따라 과세처분을 할 수밖에 없다 할 것이므로, 위 과세처분이 실질적으로는 사실관계를 오인하여 부과한 잘못이 있어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그 하자가 중대명백하다고 할 수 없어 위 과세처분이 무효라고 볼 수 없고 단지 취소될 수 있을 뿐이며, 나아가 위 과세처분이 적법하게 취소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효분에 대한 이 사건 증여세 채권은 유효하게 성립하고, 사해행위 취소권의 피보전채권으로 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나. 사해행위의 성립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조세채무를 부담하게 된 이효분이 그 소유의 모든 재산인 이 사건 부동산 및 이 사건 청구아파트를 피고에게 증여한 행위는 채권자인 원고를 해 함을 알고서 한 사해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수익자인 피고도 이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할 것이다.
4.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부동산은 이효분과 피고가 혼인생활 과정에서 함께 취득한 것인데, 피고가 친구의 금전채무 보증을 해 준 관계로 이 사건 부동산 명의를 이효분 명의로 신탁하였다가 원래의 소유자인 피고 명의로 변경한 것이므로, 이 사건 증여계약이 원고를 해함을 알지 못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없다.
5. 결 론
그렇다면, 피고와 이효분 사이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2003. 2. 20.자 증여계약은 원고를 해하는 사해행위로서 그 취소를 면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증여계약의 취소와 이를 원인으로 한 피고 명의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