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의무자가 처분으로 인하여 입게 될 불이익보다 석유제품의 적정한 품질을 확보한다는 공익이 가볍다고 볼 수 없으므로, 처분이 납세의무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처분으로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처분은 정당하다.
1. 처분의 경위
가.
소외 김광철은 2009. 1. 9.부터 익산시
용동면 구산리 118-1에서 ‘
푸른하늘주유소’라는 상호로 주유소(이하 ‘이 사건 주유소’라고 한다)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한국석유관리원 전북지사는 2010. 9. 23. 위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용 휘발유와 경유의 시료를 채취하여 품질검사를 하였고, 그 결과 위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가 용제 및 톨루엔 등이 약 50% 혼합된 유사석유제품(이하 ‘이 사건 유사석유제품’라 한다)인 것으로 판정되었다.
나. 이에 따라 피고는 2011. 1. 15.
김광철에게, “
김광철이 이 사건 주유소에서 이 사건 유사석유제품을 판매하여
구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2011. 7. 25. 법률 제109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석유사업법’이라고 한다) 제29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구 석유사업법 제14조,
제13조 제3항,
같은 법 시행규칙(2011. 12. 30. 지식경제부령 제2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7조 [별표 2]에 따른 5,000만 원의 과징금을 2분의 1로 감경한 2,500만 원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하였다.
다.
김광철은 2011. 1. 28. 전라북도행정심판위원회에 위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재결을 청구하였는데, 원고는 위 신청 계속 중인 2012. 1. 2.
김광철의 석유판매업자 지위를 승계하고 위 주유소의 상호를 ‘
탑마루주유소’로 변경한 후, 2012. 2. 3.
김광철의 청구인 지위를 승계하였다.
라. 전라북도행정심판위원회는 2012. 6. 26. 위 청구를 기각하였고, 피고는 2012. 7. 16.
김광철의 지위를 승계한 원고에 대해 새로이 과징금 2,500만 원을 부과하는 내용의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마. 한편, 피고는
김광철이 이 사건 유사석유제품을 판매하였다는 사유로
김광철을 고발하였으나, 검사는 2011. 1. 16.
김광철이 유사석유를 판매한다는 사정을 인식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처분사유의 부존재
소외 정환석은 2008. 12. 30.경부터 익산시
덕기동 227-1에서 ‘
OK 주유소’라는 상호의 주유소를 운영하는 자인데,
김광철은 평소 한 달에 한두 번씩 이 사건 주유소의 휘발유 재고가 모자라면
정환석의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빌려다가 이를 판매하곤 하였다. 그런데
김광철은 2010. 9. 17.경 휘발유 재고량이 4,043ℓ가 남자 평소 일일매출량(500 ~ 700ℓ)에 비추어 위 4,403ℓ로 2010년도 추석 연휴(2010. 9. 20.부터 2010. 9. 23.까지)의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별다른 준비를 안 했으나, 예상과 달리 위 연휴를 앞둔 2010. 9. 18.부터 휘발유의 판매가 급증하여, 2010. 9. 21. 점심 경이 되자 급기야 이 사건 주유소의 휘발유 재고가 거의 소진되었고, 이에
김광철은 2010. 9. 21. OK 주유소로부터 휘발유 3,000ℓ를 빌려 왔는데,
김광철이 판매한 이 사건 유사석유제품은 위와 같이
정환석으로부터 빌려 온 휘발유에서 나온 것이다.
따라서
김광철로서는
정환석으로부터 빌려 온 휘발유가 유사석유제품이라는 사정을 전혀 몰랐고 알 수도 없었으므로, 이 사건 유사석유제품의 판매에
김광철의 의무위배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재량권의 일탈ㆍ남용
원고는
김광철의 석유판매업자 지위를 승계한 자인 점, 이 사건 유사석유제품은 모두
김광철이
정환석으로부터 빌려 온 휘발유에서 검출된 것인 점,
김광철은 검사로부터 석유사업법 위반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점,
김광철과 원고는 이 사건 처분 외에 석유사업법 위반을 이유로 행정처분을 받은 전력이 전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위법이 있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처분 사유의 존부
가)
구 석유사업법 제29조 위반행위에 있어서, 석유판매업자의 점유ㆍ관리 하에서 판매된 휘발유가 유사석유제품으로 밝혀진 경우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석유판매업자는 유사석유제품임을 알았던 것으로 볼 것이고, 유사석유제품임을 인식하지 못한 특단의 사정이 있었다는 점은 석유판매업자가 이를 주장ㆍ입증하여야 하며(
대법원 1989. 7. 25. 선고 88누461 판결, 1991. 8. 13. 선고 91누3710 판결 참조), 한편 행정법규 위반에 대하여 가하는 제재조치는 행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행정법규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착안하여 가하는 제재이므로 위반자의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반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부과될 수 있다(
대법원 2000. 5. 26. 선고 98두5972 판결,
2003. 9. 2. 선고 2002두5177 판결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에 보건대,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김광철이 이 사건 주유소에서 판매한 휘발유가 유사석유제품임을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여기에 위반자의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과징금부과처분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인바,
김광철에게 위와 같은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하여 보건대, 유사석유제품의 제조 및 판매가 사회문제화 될 정도로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점, 나아가 유사석유제품의 판매는 불특정 다수의 국민을 상대로 피해를 입히고, 그러한 피해는 단지 부당한 대가의 지급을 넘어 차량의 성능이나 안전을 저해할 가능성까지 유발함은 물론 환경오염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의 증가 등 폐해를 발생시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김광철과 같이 석유제품을 판매하는 자들에게는 고도의 주의의무가 요구된다고 할 것이고, 여기에
김광철이 위와 같이 유사석유제품 판매 행위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구 석유사업법 위반행위에 대한 고의ㆍ과실의 필요 여부에 있어 형사벌과 행정상의 제재는 서로 차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가 그대로 좌우되는 것이 아닌 점 등을 종합하면,
김광철이 휘발유를 빌리는 과정에서 용제 및 톨루엔 등이 섞이게 된 점 등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의 경위를 전부 받아들이고, 구 석유사업법상 석유판매업자에게 유사석유의 검사나 판별에 대한 의무조항이 없다는 등의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김광철에게 유사석유제품 판매의 의무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는 정당한 처분사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2)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가)
구 석유사업법 시행규칙 제17조〔별표 2〕과징금의 금액에 규정된 행정처분 기준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정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대외적으로 법원이나 국민을 기속하는 효력은 없으므로 그 기준에 따른 처분이라고 하여 적법한 처분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그 처분의 적법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위반행위의 내용과 정도를 감안하여 당해 처분에 의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행정목적과 그로 인하여 처분의 상대방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ㆍ형량하여 합리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0. 9. 29. 선고 2000두5630 판결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에 보건대,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상당한 경제적 불이익을 입게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등을 감안하여
구 석유사업법 시행규칙 제17조 [별표 2]에 따른 5,000만 원의 과징금을 그 2분의 1인 2,500만 원으로 감액한 점, 이 사건 유사석유제품의 혼합비율이 50%에 이르러 그 위반정도가 가볍지 않은 점, 여기에 유사석유제품의 판매는 불특정 다수의 국민을 상대로 피해를 입히고, 유사석유제품임을 쉽게 구별할 수 없는 일반 소비자들을 보호해야 할 공익상의 필요가 훨씬 큰 점까지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에 의하여 석유제품의 적정한 품질을 확보한다는 공익이 원고가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입게 될 불이익보다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함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처분이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처분으로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 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