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초과 상태에서 제1, 2부동산에 관하여 매매계약을 각 체결하여 처분한 행위는 일반 채권자들의 공동담보를 더욱 부족하게 하는 행위이고, 과다한 채무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그들에 대하여 세무조사가 실시되거나 조사결과가 통지되자 그 무렵 사실상 유일한 담보가치가 있는 제1, 2부동산을 처분하여 사해의사가 있으므로 제1, 2부동산에 관하여 체결된 제1, 2매매계약은 사해행위로서 각 취소되어야 하고, 각 소유권이전등기의 각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1. 기초사실
가.
이정희,
박경순 등은 2002. 2. 1.부터 2006. 12. 31.까지 경남
거창군 거창읍 중앙리 193에서 ‘
아림월드’라는 상호로 건설업을 공동으로 운영하다가 2006년도 분양수입대금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지 않자, 거창세무서장은 2009. 6. 12.부터 같은 달 15.까지
이정희 등에 대하여 세무조사를 실시한 후
이정희에게는 2009. 6. 24. 그 조사결과를 통지하였다. 당시
이정희는
박경순과 공동사업자로서 2006년도 1기분 부가가치세 749,447,340원(납부의무 성립일 2006. 6. 30.)을 2009. 8. 26.까지,
이정희 개인적으로 2006년도 종합소득세 211,817,900원(납부의무 성립일 2006. 12. 31.)을 2009. 8. 31.까지 각 납부하여야 함에도 위 세금들을 체납하였다.
나. 한편,
이정희는 2009. 6. 16.
피고 이성근과 사이에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한 후 2009. 8. 6. 창원지방법원 거창지원 등기계 접수 제12084호로
피고 이성근에게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다. 그런데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이정희는 이미 위 사업으로 인하여 적극재산을 초과하는 채무를 보유하고 있었고, 또한 이 사건 부동산 외에는 실질적으로 담보가치가 있는 다른 부동산이 없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 5, 12, 13, 15, 16, 1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최상범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이정희에 대한 부가가치세 등 각 조세채권은 과세기간의 종료로 성립하는 것이므로 위 각 조세채권은 이 사건 매매계약의 취소를 구하는 사해행위취소권의 피보전권리가 되고, 한편
이정희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여 처분한 행위는 원고를 비롯한 일반 채권자들의 공동담보를 더욱 부족하게 하는 행위로서 사해행위에 해당하며, 나아가
이정희가 위 사업으로 인하여 이미 과다한 채무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세무조사가 실시되거나 그 조사결과가 통지되자 그 무렵 사실상 유일한 담보가치가 있는 이 사건 부동산을 처분한 이상 사해의사 역시 추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체결된 이 사건 매매계약은 사해행위로서 취소되어야 하고, 악의가 추정되는 전득자인 피고는 이를 원상회복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선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주장의 요지
피고는, 자신은
이정희를 잘 알지 못하고, 단지 그녀의 남편인
최상범을 집수리 문제로 알게 되었으며,
최상범이 집수리를 위해 자신의 집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사건 부동산의 매수를 권유하므로 노후생활에 대비할 생각에서 이를 매수하게 된 것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매매계약의 매매대금 2억 3,500만 원 중 1억 6,500만 원을
이정희에게 지급하였고, 나머지 잔금 7,000만 원은 자신이 이 사건 부동산에 설정된 2건의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를 인수하는 것으로 갈음하기로 약정함으로써 위 매매대금을 모두 정상적으로 지급하였으며, 더욱이 자신은 당시
이정희가 채무초과 상태에 있었다거나 세무조사를 받고 있었다는 등의 사정은 전혀 모르고 있었으므로, 선의의 수익자라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사해의사란 채무자가 법률행위를 함에 있어 그 채권자를 해함을 안다는 것이고, 여기서 ‘안다’고 함은 의도나 의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인식으로 충분하므로, 결국 사해의사란 공동담보 부족에 의하여 채권자가 채권변제를 받기 어렵게 될 위험이 생긴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며, 이러한 인식은 일반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있으면 족하고, 특정의 채권자를 해한다는 인식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7다63102 판결 등 참조),
2) 을나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구영자의 증언에 의하면, 피고가 자신의 선의를 주장하면서 내세운 사정들 중 피고가 2009. 6. 16.
이정희에게 500만 원을 지급한 사실, 피고가
정순석으로부터 2009. 6. 26. 1,900만 원을, 2009. 10. 8. 2,000만 원을 각 빌린 사실, 피고가
이정희의 아들
최율환 명의의 예금계좌로 2009. 8. 12. 2,000만 원을, 2009. 8. 13. 2,860만 원을, 2009. 8. 18. 1,800만 원을 각 송금한 사실만이 인정될 뿐이다.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피고가 선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고, 그밖에 을나 제7 내지 16호증, 제1심 증인
최상범, 당심 증인
강호진의 각 증언을 보태어보더라도 피고의 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갑 제5호증의 5 내지 갑 제7호증의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이 있기 때문이다.
① 피고는 별다른 친분관계가 없는
최상범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의 매수를 제의받았음에도 제대로 된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피고는 잔금 지급기일(2009. 7. 30.)까지 이세화 명의의 가압류기입등기가 말소되지 않으면 위 가압류기입등기의 말소와 동시에 잔금을 지급하기로 하였다고 하면서도, 한편
이정희가 위 가압류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므로 잔금 지급 이전이라도 미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겠다고 하여 2009. 8. 6.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것이라고 하면서 당심에서 부동산매매계약서(을나 제10호증의 2)를 제출하고 있다. 그러나 위 부동산매매계약서 제3조에는 “위 부동산의 명도는 2009. 8. 6.로 한다.”라고 되어 있는데, 위 명도일로 예정된 2009. 8. 6.은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또는 잔금지급기일 당시 확정된 날짜로 보기 어려운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부동산매매계약서는 적어도 2009. 8. 6. 이후에 작성된 것으로 보여, 그 내용을 선뜻 믿기 어렵다.
② 위와 같은 매수제의를 받은 그 자리에서 곧바로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③ 더욱이 당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해서는 청구금액 3억 7,500만 원인 이세화 명의의 가압류기입등기가 마쳐져 있었고, 채권최고액 5,000만 원인 이내미 명의의 근저당권 및 채권최고액 3,900만 원인 거창농협협동조합 명의의 근저당권이 각 설정되어 있었음에도 피고가 위 2건의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잔금 7,000만 원의 지급에 갈음하여 위 채무들을 인수하기로 하였다는 것은 선뜻 믿기 어렵다.
④ 피고가
정순석으로부터 빌렸다는 위 돈이 이 사건 매매계약의 매매대금으로 지급되었다고 볼 객관적 자료가 없고, 가사 피고의 주장과 같이
이정희에게 위 매매대금이 모두 지급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인수하기로 한 위 2건의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를 인수하는 등의 조치도 전혀 취하지 않았다.
⑤ 한편 이 사건 부동산의 매매대금이 모두 지급되기 전에 피고에게 먼저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졌는데, 이는 매우 이례적인 거래행위이다. 피고는
이정희가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위 가압류기입등기를 말소해 주면 잔금을 지급하기로 하였음에도 단지
이정희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한다는 이유만으로 위 가압류기입등기를 말소하지 않은 상태에서 잔금을 지급하였고, 그 잔금 중 일부를
정순석으로부터 빌려서 지급했다고 주장하나, 이 역시 그 이례성에 비추어 선뜻 믿기 어렵고, 나아가 나머지 잔금의 출처 등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도 없다.
⑥ 피고는 당시
이정희에게 위와 같은 가압류채무나 근저당채무가 존재한다는 사정 외에도
이정희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사정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다.
⑦
이정희와
최상범은 이 사건 부동산을 피고에게 처분하였다고 하면서도 주민등록상의 주소지를 여전히 이 사건 부동산 중
경남 거창군 거창읍 대동리 68-2로 유지한 채 ‘영남문집’이라는 사업체도 계속 운영하였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이 사건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