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관하여 등기와 같은 소유권 취득의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뿐 아니라, 계약금을 비롯한 매매대금의 지급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소유권 취득의 실질적 요건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취득세 신고행위는 지방세법에 규정된 취득이라는 과세요건이 완성되지 않는 등 중대한 하자가 있어 당연무효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취득세 등의 부과처분은 부당하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가 2005. 9. 13.
황경철로부터 별지 기재 각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고 한다)을 대금 15억 6천만 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부동산매매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2005. 12. 13. 취득가액을 15억 6천만 원으로 하여 취득세 3,120만 원 및 농어촌특별세 312만 원을 자진신고하였다(이하, 원고의 위 취득세 및 농어촌특별세 자진신고행위를 ‘이 사건 부과처분’이라고 한다).
나. 원고가 위 신고내용대로 취득세를 납부하지 아니하자, 피고는 원고에게 2006. 3. 10., 같은 해 8. 30. 및 같은 해 12. 12. 각 가산세를 포함한 취득세 및 농어촌특별세를 납부할 것을 고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이 사건 부동산매매계약은 원고의 처인
김향자가
박명옥에게 속아 원고의 허락 없이 원고의 매수인 명의를 도용하여 체결한 것이고, (2) 이 사건 매매계약의 계약금 등 매매대금이 전혀 지급되지 않아 소유권 취득의 실질적 요건도 갖추지 못하였거나, 위 부동산매매계약이 공정증서로 합의해제되었는바, 결국 원고로서는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한 바 없어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 사건 부과처분의 하자는 중대ㆍ명백하여 당연무효이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가 제출한 호소문(갑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그의 처에게 원고의 명의를 사용하여 이 사건 부동산매매계약을 체결하도록 허락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며,
지방세법 제73조 제1항에서 계약상의 잔금지급일에 대상 재산을 취득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고, 취득세는 본래 재화의 이전이라는 사실 자체를 포착하여 거기에 담세력을 인정하고 부과하는 유통세의 일종으로 사실상의 취득행위 자체를 과세객체로 하는 것이며, 원고는 이 사건 부동산매매계약서상의 잔금지급일인 2005. 11. 25.로부터 역수상 30일이 훨씬 경과한 2006. 2. 15.에 이르러 이 사건 부동산 매매계약해제의 공정증서를 작성하였으므로, 취득세 납세의무의 성립에 영향이 없어 이 사건 부과처분은 적법하다.
다. 이 사건의 쟁점 및 판단
(1)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① 이 사건 부동산매매계약이 원고의 처인
김향자가 원고의 명의를 도용하여 체결한 것인지 여부, ② 이 사건 부동산매매계약의 계약금 등 매매대금이 전혀 지급되지 않아 소유권 취득의 실질적 요건도 갖추지 못하였고, 또한 나중에 위 매매계약이 합의해제되어 실질적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한 적이 없어 이 사건 부과처분이 당연무효인지 여부이다.
(2) 판단
(가) 인정사실
① 원고의 처
김향자는
박명옥이 운영하는 기획부동산회사인 주식회사
참조은날에 2004. 가을경부터 2007. 5.경까지 근무하였는데,
김향자는 위
박명옥의 투자제의를 받고 2005. 3. 11.부터 2006. 2. 23.까지 합계 금 4억여 원 상당을 빌려주었다.
②
김향자는 2005. 가을경
박명옥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남편인 원고의 명의로 매입을 하여 대출을 받아 이를 사용할 터이니 원고의 명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고, 원고가 이를 동의하자 위
박명옥은 2005. 9. 13.자 원고를 매수인으로 하여 매도인
황경철과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다.
③ 위 부동산매매계약의 내용은 매매대금은 15억 6천만 원으로 하고, 계약금 1억 6천만원은 계약시, 중도금 4억 4천만 원은 2005. 10. 26., 잔대금은 2005. 11. 25. 은행 융자금으로 각 지급하기로 되어 있으나 위 매매계약서상 계약금 영수란에 아무런 날인도 되어있지 않다.
④ 위 부동산매매계약 당시 위 부동산에 관하여는 2000. 10. 17.자 채권최고액 780,000,000원, 채무자
황경철, 근저당권자 농협중앙회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와 2003. 10. 10.자 채권최고액 1,080,000,000원, 채무자
황경택, 근저당권자 농협중앙회로 된 각 근저당권설정등기 마쳐져 있었다.
⑤ 한편,
박명옥은 법무법인
내일종합법률사무소에 근무하는 외사촌인
유시옥 사무장을 통하여 변호사
이원재에게 이 사건 부동산매매계약으로 인한 부동산 취ㆍ등록세 등의 자진신고를 위임하여 원고를 대리하여 자진신고를 함으로써 이 사건 부과처분이 이루어졌다.
⑥ 이후 나머지 중도금 및 잔금도 지급되지 아니하자 위
박명옥은 위
황경철과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매매계약을 해제하기로 합의하고, 김현중을 대리인으로 하여 2006. 2. 15. 매매계약 합의해제증서를 작성하여 공증하였다.
⑦
김향자는 2007. 6.경 위
박명옥을 사기혐의로 서울중앙지검 2007형제5086호로 고소하였다.
[인정근거] 갑제1, 3, 4, 5, 6, 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 1호증의 3의 각 기재, 제1심 법원의 공증인가 법무법인 서석에 대한 사실조회회신, 이 법원의 법무법인 한결에 대한 사실조회회신,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단
① 원고 명의의 도용 여부
먼저, 이 사건 부동산매매계약이 원고의 처
김향자가 원고의 명의를 도용하여 체결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가 처
김향자에게 이 사건 부동산매매계약의 매수인으로 할 것을 동의하였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② 소유권 취득의 실질적 요건 구비 여부
다음으로, 이 사건 부동산매매계약의 계약금 등 매매대금이 전혀 지급되지 않아 소유권취득의 실질적 요건도 갖추지 못하였는지의 점에 관하여 본다.
무릇 취득세는 신고납부방식의 조세로서 이러한 유형의 조세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 납세의무자가 스스로 과세표준과 세액을 정하여 신고하는 행위에 의하여 납세의무가 구체적으로 확정되고, 그 납부행위는 신고에 의하여 확정된 구체적 납세의무의 이행으로 하는 것이며 지방자치단체는 그와 같이 확정된 조세채권에 기하여 납부된 세액을 보유하는 것인바, 이러한 납세의무자의 신고행위가 당연무효라고 하기 위해서는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야 함이 원칙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신고행위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대하여는 신고행위의 근거가 되는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및 하자 있는 신고행위에 대한 법적 구제수단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에 신고행위에 이르게 된 구체적 사정을 개별적으로 파악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나(
대법원 1995. 2. 28. 선고 94다31419 판결,
대법원 2006. 1. 13. 선고 2004다64340 판결 등 참조), 취득세 신고행위는 납세의무자와 과세관청 사이에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취득세 신고행위의 존재를 신뢰하는 제3자의 보호가 특별히 문제되지 않아 그 신고행위를 당연무효로 보더라도 법적 안정성이 크게 저해되지 않는 반면, 과세요건 등에 관한 중대한 하자가 있고 그 법적 구제수단이 국세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미비함에도 위법한 결과를 시정하지 않고 납세의무자에게 그 신고행위로 인한 불이익을 감수시키는 것이 과세행정의 안정과 그 원활한 운영의 요청을 참작하더라도 납세의무자의 권익구제 등의 측면에서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예외적으로 이와 같은 하자 있는 신고행위가 당연무효라고 함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두11716 판결 참조).
이 사건에 돌아와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로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부동산매매계약의 실질적 당사자는 원고가 아니라
박명옥으로 보이는 점, 위 부동산매매계약 당시 위 부동산에 설정된 2건의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합계가 매매대금 15억 6천만 원을 초과하는 18억 6천만 원에 이르러 위 부동산매매계약이 정상적인 거래로 보이지 않는 점,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등기와 같은 소유권 취득의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뿐 아니라, 계약금을 비롯한 매매대금의 지급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소유권 취득의 실질적 요건도 갖추지 못함에 따라 이 사건 부동산의 취득에 기초한 이익 등을 향유한 바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신고행위는 지방세법에 규정된 취득이라는 과세요건이 완성되지 않는 등의 중대한 하자가 있고, 나아가 그 법적 구제수단이 국세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미비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신고행위로 인한 불이익을 원고에게 그대로 감수시키는 것이 원고의 권익구제 등의 측면에서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보이고, 이 사건 신고행위를 당연무효로 보더라도 제3자의 보호나 과세행정의 원활한 운영에 지장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그 하자가 중대한 이 사건 신고행위는 이를 당연무효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부과처분은 당연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이의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