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의 법인격 자체가 소멸하지 않는 한 법인의 설립일은 당초 설립등기일이므로 사업실적이 없는 상태에서 기존의 법인격을 유지하면서 법인의 주주가 변동되고 그 상호, 목적사업, 본점소재지, 이사 및 감사 등을 변경한 일련의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법인이 설립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법인이 취득한 부동산이 대도시 내 법인 설립후 5년 이내에 취득한 부동산에 해당한다고 하여 중과세율을 적용한 등록세 및 지방교육세를 부과한 처분은 부당하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93. 12. 3.에는 설립등기를, 2001. 12. 4.에는
상법 제520조의2에 따른 해산등기(이하 ‘이 사건 해산등기’라 한다)를, 2002. 4. 17.에는 회사계속등기(이하 ‘이 사건 회사계속등기’라 한다)를 각 마친 회사로서, 2002. 6. 4.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21-9대 1123.5㎡(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를 대금 90억 원에 매수한 뒤, 같은 해 7. 29.
구 지방세법(2002. 12. 30. 법률 제6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131조 제1항 제3호 (2)에서 정한 세율에 따라 계산된 등록세 2억 7,000만 원 및 법 제260조의3 제1항에서 정한 세율에 따라 계산된 지방교육세 5,400만 원을 신고납부하고 위 매매를 원인으로 한 자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이하 ‘이 사건 등기’라 한다)를 마쳤다.
나. 피고는 2007. 7. 6. 이 사건 회사계속등기일을 원고의 설립일로 보아
구 지방세법 시행령(2002. 12. 30. 대통령령 178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시행령’이라 한다) 제102조 제2항을 적용하여
법 제138조 제1항에서 정한 세율에 따라 이 사건 등기에 대한 등록세 및 지방교육세를 계산한 뒤, 여기에서 이미 납부된 등록세 및 지방교육세를 공제한 나머지 등록세 6억 4,800만 원 및 지방교육세 1억 1,880만 원(각 가산세 포함)을 원고에게 부과하였다(이하 통틀어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다. 원고는 2007. 9. 20. 이 사건 처분에 관하여 서울특별시장에게 이의신청을 하였던바, 서울특별시장은 2007. 11. 5. 원고의 이의신청을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15호증의 각 기재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요지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01. 12. 4. 해산등기를 마친 뒤 청산절차를 밟지 아니한 채 그로부터 약 4개월이 지난 뒤 이 사건 회사계속등기를 마쳤고, 이 사건 회사계속등기 전에 원고의 대표이사였던 문철희는 그 후에도 계속 원고의 경영에 관여하였으므로, 이 사건 회사계속등기일이 원고의 설립일임을 전제로 행하여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피고의 주장
법 제138조 제1항 제3호에서 정한 ‘법인의 설립’은 ‘설립등기에 의한 설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설립행위’를 의미하는 것이고, 원고는 실질적으로 이 사건 회사계속등기 당시 새로운 법인으로 설립되었으므로, 이 사건 회사계속등기일이 원고의 설립일임을 전제로 행하여진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나.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원고의 설립등기 당시 상호는 “주식회사
혜령산업개발”이었고, 본점은 “
서울 관악구 신림동 1431-41”이었으며, 목적은 “주택건설업, 주택매매 및 임대업, 부동산 관리업, 상가매매 및 임대업, 각호에 관련된 부대사업”이었는데, 이 사건 회사계속등기와 함께 상호는 현재의 것으로, 본점은 “
서울 강남구 대치동 943-10 상영빌딩 4층”으로 각 변경되었고, 목적에는 “분양공급업, 분양대행업”이 추가되었다. 한편, 원고의 등기상 자본총액은 설립 후 2002. 5. 9.까지 5,000만 원이었다.
2) 원고의 설립 이후 이 사건 해산등기 전까지 원고의 임원으로 등기되었던 사람들은
문철희(설립일부터 이 사건 해산등기일까지 대표이사),
문영식,
이규순,
김훈,
정양(이상 각 이사),
김정열및
김봉재(이상 각 감사) 등이었고, 이 사건 회사계속등기 이후 현재까지 원고의 임원으로 등기되었던 사람들은
문철희(이 사건 회사계속등기일부터 2002. 11. 18.까지는 공동대표이사, 2002. 11. 18.부터 2003. 8. 27.까지는 대표이사, 2003. 8. 27.부터 현재까지는 감사), 곽영집(이 사건 회사계속등기일부터 2002. 11. 18.까지 공동대표이사),
양정심(이 사건 회사계속등기일부터 2003. 8. 27.까지는 감사, 2003. 8. 27.부터 현재까지는 대표이사),
김충기,
김기만 및
문수인(이상 각 이사) 등이었다.
3) 원고는 영업실적이 거의 없어 1996. 12. 31. 관할 세무서장에 의하여 그 사업자등록이 직권말소되었다가 2002. 4. 24. 개업일을 ‘2002. 4. 16.’로 하여 다시 사업자등록을 마쳤다.
4)
문철희는 원고의 주식 중, 이 사건 회사계속등기 전까지는 35%, 이 사건 회사계속등기 후부터는 15%, 2003년부터는 26.7%를 보유하여 왔다.
【인정근거】 갑 제2호증, 갑 제4호증의 1, 2, 갑 제10호증의 1 내지 3,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 단
1)
법 제138조 제1항 제3호에서 정한 ‘법인의 설립’의 의미
가) 조세법은 침해규범으로서 납세의무 요건과 그 한계를 설정하는 것이므로 법적 안정성이 강하게 요청되어 그 내용은 일의적으로 명확하게 규정되어야 하고(과세요건명확주의), 과세요건에 관한 해석이 문제되는 경우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며 행정편의적인 확장해석이나 유추적용은 허용되지 아니한다(엄격해석의 원칙;
대법원 2000. 3. 16. 선고 98두1173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한편, 세법규정이 모호하여 해석상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 납세자에게 유리하게 해석되어야 하고, 조세법이 사용하는 개념은 다른 법 분야에서 사용되어 이미 확실한 의미내용을 부여받은 차용개념과 조세법이 독자적으로 사용하는 고유개념이 있을 수 있는바, 조세법이 명문으로 다른 법에서 사용되는 개념을 수정하는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이상, 법적 안정성의 견지에서 조세법에서 사용된 개념은 다른 법에서 사용되는 개념과 동일하게 해석하는 것이 원칙이다.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상법에 의하면 주식회사인 법인은 그 설립등기를 마침으로써 성립하고(
제172조), 이로써 회사로서의 법인격을 취득하는 것이며(제171조 제1항), 이와 같은 설립등기의 효력에 관한
상법 제172조는 지점 등의 경우에 적용되는 상업등기의 일반적 효력(제37조)과 다른 강행규정인바, 법이 법인의 설립에 관하여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이상,
법 제138조 제1항 제3호에서 정한 ‘법인의 설립’은 상법상의 그것과 동일하게 ‘설립등기에 의한 설립’으로 보아야 하고, 그 설립일 역시 설립등기를 한 날이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다) 이에 대하여 피고가 드는 여러 사정들은, 모두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나)항의 해석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① 피고는,
법 제138조 제1항 제1호가 “대도시 안에서의 법인의 설립···에 따른 등기”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만약 여기서의 ‘설립’을 ‘설립등기’로 해석한다면 마지막의 ‘등기’라는 문언이 필요하지 아니한 점,
같은 항 제2호 후단이 “이 경우 전입은 법인의 설립으로 보아 세율을 적용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전입’과 ‘설립’을 동격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을 든다. 그러나
법 제138조 제1항 제1, 2호는 모두 ‘법인등기’에 관한 규정이므로, ‘부동산등기’에 관한 규정인 같은 항 제3호의 해석에 있어서 입법기술상 그와는 규정형식을 달리할 필요가 있는 위 제1, 2호의 내용을 참고하는 것은 반드시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
② 피고는,
법 제138조 제1항 제3호 전단은 법인의 “설립···에 따른 부동산등기”에 대하여 중과세한다고 규정하고,
시행령 제102조 제2항은 그 의미에 관하여 “법인···이 그 설립···이전에 취득하는 일체의 부동산등기”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만약
법 제138조 제1항 제3호에서 정한 ‘법인의 설립’이 ‘설립등기에 의한 설립’만을 규정하는 것이라면, 위 규정들은 “설립등기에 의하여 법인격을 취득하기 전에 부동산 취득등기를 한 경우”를 상정한 것이 되는 점을 든다. 그러나 설립중의 회사의 집행기관인 발기인이 회사설립을 위하여 필요한 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게 된 권리의무는 회사의 설립과 동시에 그 설립된 회사에 귀속되는바(
대법원 1994. 1. 28. 선고 93다50215 판결 등 참조), 설립중의 회사가 부동산을 취득하여 설립중의 회사 명의로 등기하였다면(설립중의 회사의 법적 성질은 법인격 없는 사단이고,
부동산등기법 제30조는 법인 아닌 사단도 그 명의로 등기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회사가 설립등기를 마침과 동시에 부동산의 소유권은 설립된 회사에게 귀속되므로, 피고가 들고 있는 위 규정들의 내용은 이와 같이 “설립중의 회사가 취득한 부동산이 회사의 설립과 동시에 회사에 당연히 귀속되는 경우”에 관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니, 위 규정들의 내용을 들어 위 나)항의 해석이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피고는,
법 제150조의2 제2항은 부동산 취득등기 후에 당해 과세물건이
제138조의 규정에 의한 세율의 적용대상이 된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날”부터 30일 이내에
법 제138조의 규정에 의한 세율을 적용하여 산출한 세액에서 이미 납부한 세액을 공제한 금액을 세액으로 하여 신고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시행령 제104조의2 제2항 제1호 가목은 대도시 안에서 법인을 신설하는 경우에 위 “대통령령이 정하는 날”을 “당해 사무소 또는 사업장이 사실상 설치된 날”로 규정하고 있는 점을 든다. 그러나 위 규정들은 “
법 제138조에 의한 중과세율의 적용요건”과는 별도의 입법적 고려에 기초한 “위 중과세율에 따른 세액의 신고납부기간”에 관한 규정들이므로, 위 규정들의 내용을 들어 위 나)항의 해석이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2) 원고가 실질적으로 이 사건 회사계속등기 당시 새로운 법인으로 설립되었는지 여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문철희가 이 사건 회사계속등기 당시를 전후하여 원고의 대표이사 및 주주로서의 자격을 계속 가지고 있었던 점에 갑 제6 내지 9, 11 내지 14, 16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문철희의 증언을 종합하여 보면, 문철희가 이 사건 회사계속등기 전에는 물론이고 그 후에도 원고의 경영에 실질적·주도적으로 관여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 원고가 1996. 12. 31. 폐업한 뒤 이 사건 회사계속등기 후에 새로 사업자등록을 마친 점, ㉡ 원고가 이 사건 회사계속등기 당시 이 사건 토지의 취득을 염두에 두고 분양공급업·분양대행업을 목적사업에 추가한 점, ㉢ 문철희를 제외한 원고의 전 임원이 이 사건 회사계속등기 당시에 교체된 점 등)만으로는 원고가 실질적으로 이 사건 회사계속등기 당시 새로운 법인으로 설립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소결론
결국 피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고, 이 사건 처분은 어느 모로 보나 위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