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인이 자신의 고유목적에 사용하기 위해 토지를 구입하였으나 이를 사용하지 못했다고 할지라도, 토지를 취득한 목적이 오로지 의료기관의 설치운영 및 보건의료를 통한 사회공익 기여 등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 토지를 부동산의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에 의료업에 직접 사용하지 못한 데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행정청의 취득세 및 농어촌특별세의 부과처분은 부당하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호증의 1 내지 3, 을 제2호증의 1, 2, 을 제3 내지 6호증, 을 제7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의료기관의 설치운영, 보건의료 및 의학에 관한 학술개발, 보건의료를 통한 사회공익 기여 등을 목적으로 2006. 12. 22. 설립된 비영리 의료법인이다.
나. 원고는 2006. 12. 28.
소외 임수홍로부터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1063-1 대 2,045㎡(이하 ‘이 사건 대지’라 한다) 및 그 지상 철근콘크리트조 슬래브지붕 3층(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 근린생활시설, 업무시설 및 전시시설(이하 모두 합쳐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을 88억 원에 매수하여 취득한 뒤, 피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취득세 등의 감면신청을 하였다.
다. 피고는, 원고가 취득한 이 사건 부동산이
지방세법 제287조 제2항 소정의 의료법인이 의료업에 직접 사용하기 위하여 취득하는 부동산이라고 보아 취득세 등을 면제하였으나, 이후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의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의료업에 직접 사용하고 있지 아니한 사실을 발견하고, 2008. 1.경 원고에 대하여 위와 같이 감면된 취득세 등이 추징대상에 해당한다고 통보하였으며, 이에 원고는 2008. 1. 16. 감면된 취득세 176,000,000원, 농어촌특별세 17,600,000원을 신고납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의료업에 사용할 목적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하면서 당초 이 사건 건물을 그대로 사용할 예정이었으나 1993년 무렵 지어진 건물이라 도저히 그대로 사용할 수 없어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 건축하여 병원을 개업하기로 하고 그 준비 작업에 들어갔는데, 당초 예상과 달리 신축 병원을 위한 추가 부지 매입 및 하천 부지 점용허가를 받음에 있어 여러 애로사항이 발생하고, 기존 건물 임차인들의 건물 명도가 뜻대로 진행되지 않아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고유 목적인 의료업에 직접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므로 의료업에 사용하지 못하게 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고, 따라서 원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에 의료업에 사용하지 아니하였음을 전제로 피고가 원고에게 면제하였던 취득세 등을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4, 9 내지 16호증, 갑 제17호증의 1 내지 3, 갑 제19, 21호증, 갑 제22호증의 1 내지 5, 갑 제23호증의 1 내지 6, 갑 제24호증의 1 내지 5, 갑 제25호증의 1 내지 9, 갑 제26호증의 1 내지 7, 갑 제28호증, 갑 제29호증의 1 내지 3, 갑 제30호증, 갑 제31호증의 1 내지 5, 갑 제32호증의 각 기재, 증인
정충근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1) 병원 신축공사를 위한 부지 등 확보
(가) 원고는 2006. 12. 28.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한 후 1993년에 지은 이 사건 건물을 철거하고 병원을 새로 짓기 위하여 2007. 1.경
디앤지 종합건축사사무소에 병원 신축공사를 위한 기획설계를 의뢰하였고, 신축병원의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접한 부산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1589-5 대 109㎡ 및 그에 접한
같은 동 1589-1, 같은 구 당감동 833-1 각 하천부지의 점용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건축사들의 조언에 따라 이를 위한 절차에 착수하였다.
(나) 원고는 2007. 3.경부터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1589-5 대 109㎡의 공유자인
조순종과 사이에 위 부동산에 관한 공유지분을 매수하기 위한 협상에 착수하였는데, 보상금 액수에 대한 차이가 커서 합의가 이루어 지지 않다가 2008. 4. 28. 그 지분을 196,000,000원에 매수하기로 합의하였고, 2008. 6. 17. 이를 근거로 대한민국 소유의 나머지 공유지분에 관하여 국유재산 매수신청을 하여 2008. 8. 8. 나머지 공유지분까지 모두 매수하였다.
(다) 원고는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1589-1, 같은 구
당감동 833-1 하천부지의 점용허가를 얻기 위하여 피고 담당직원에게 문의한 결과 현재 위 하천부지에는 약 30년 전부터 현재 약 80세 가량의 할머니 두 명이 각각 무허가 건물을 지어 거주하면서 위 하천부지를 점유하고 있는데 원고가 그들을 퇴거시켜야 점용허가를 내줄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라) 이에 원고가 2007. 5.경 하천부지를 점유하고 있는
김분연,
홍한이를 만나 보상문제를 협의하였으나
김분연의 경우
김분연의 요구금액은 9,000만 원, 원고가 제시한 보상금액은 5,000만 원이고,
홍한이의 경우
홍한이의 요구금액은 4,000만 원, 원고가 제시한 보상금액은 3,000만 원이어서 쉽게 합의가 되지 않다가 원고가 한 달에 3-4회 가량 지속적으로 협의를 벌인 결과 2007. 12.경
김분연과 사이에는 6,000만 원,
홍한이와 사이에는 3,300만 원에 합의를 하여 그들을 퇴거시키고 위 무허가 건물을 철거한 후 변상금을 납입하고 2008. 6. 12. 피고에게 위 하천부지에 대한 점용허가 신청을 하여 2008. 6. 25. 점용허가를 받았다.
(2) 기존 건물 임차인들로부터의 이 사건 건물 명도 관련
(가) 원고가 이 사건 건물을 매수할 당시 이 사건 건물의 임차인은 7인이었고, 그 중 4인의 임대차기간은 2007. 10. 30. 이전에, 3인의 임대차기간은 2008. 3. 30. 이전에 모두 만료될 예정이었다.
(나) 이 사건 건물의 전소유자인
임수홍은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을 매도하면서 기존 임차인들의 임대차기간이 길기 때문에 사정을 설명하면 쉽게 조기명도를 받을 수 있을 것이며 자신이 늦어도 2007. 12.경까지는 책임지고 명도를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말하였고, 실제 원고는 2007. 5. 31.까지 임차인 7인 중 4인으로부터 계약기간 만료일 이전에 조기명도받았으며, 원고가 이 사건 건물 전소유자로부터 인수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는 원고 이사장이 개인 명의로 대출을 받은 돈을 원고가 가수금으로 차입하여 상환하였다.
(다) 그러나 나머지 이 사건 건물 임차인인
남상화,
주종수, 주식회사
부산은행 부암지점은 고액의 이사비용을 요구하며 조기명도를 거부하였는바, 그 구체적인 내역은 다음과 같다.
1) 먼저 이 사건 건물 3층 일부를 임차하고 있던
주종수의 경우 임대차기간이 2007. 5. 30. 만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이사갈 사무실이 마련될 2007. 12. 초순경까지 원고에 대하여 명도를 거부하다가 2007. 12. 15. 원고에게 임차사무실을 명도하였다.
2) 다음으로 이 사건 건물 1층 일부를 임차하고 있던 주식회사
부산은행 부암동 지점의 경우 임대차기간은 2008. 2. 28.까지인데 원고가 이 사건 건물을 매수할 당시 이미 영업장 이전 계획이 세워져 있어 원고에게 조기명도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하였으나, 뒤에 이사갈 곳을 구하지 못하자 4억 원 가량의 이사비용을 원고에게 요구하며 명도를 거부하다가 2008. 5.경 원고에게 임차사무실을 명도하였다.
3) 마지막으로 이 사건 건물 2층 일부를 임차하고 있던
남상화의 경우 임대차기간은 2008. 3. 30.까지인데 원고가 이 사건 건물을 매수할 당시 휴업 상태로 임료도 내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원고는 쉽게 조기명도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으나,
남상화와 이 사건 건물 3층 일부를 임차한 김득환과 사이의 동업관계 청산에 따른 민사소송이 장기화됨에 따라 명도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남상화는 원고에게 이사비용 등을 요구하다가 원고가 2008. 4. 14.
남상화를 상대로 건물명도 청구소송을 제기한 이후인 2008. 5. 초순경 원고에게 임차사무실을 명도하였다.
(라) 한편 기존 건물의 임차인들로부터 원고가 부동산 임대료 등 부가적인 수입을 얻은 바는 없다.
(3) 병원 신축공사를 위한 비용조달
원고는 당초 예상과 달리 병원 신축공사를 위한 부지 매수 등 사업비용이 추가로 발생하자 기본 재산인 이 사건 대지 일부를 매도하여 사업비에 충당하기로 결정하였고, 2008. 2.경 피고에게 기본재산 처분허가를 받아 이 사건 대지 일부를 매도하였다.
(4) 기존 건물의 철거 및 병원 신축공사의 착공
원고는 2008. 5. 1.부터 기존 건물인 이 사건 건물의 철거공사에 착수하여 2008. 6. 10. 철거공사를 완료하였고, 2008. 11. 13. 피고로부터 새로운 병원의 건축허가를 받아 2009. 1. 16. 착공신고를 하여 같은 달 20. 착공신고가 수리되었다.
라. 판단
(1)
구 지방세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87조는 국민건강증진사업자 등에 대한 감면을 규정하면서
제2항 본문에서
의료법 제41조의 규정에 의하여 설립된 의료법인이 의료업에 직접 사용하기 위하여 취득하는 부동산에 대한 취득세ㆍ등록세 면제를 규정하고 있고, 그 단서에서 그 취득일부터 1년 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의료업에 직접 사용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해당 부분에 대하여는 면제된 취득세와 등록세를 추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정당한 사유’란 법령에 의한 금지, 제한 등 그 법인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외부적인 사유는 물론 사업에 사용하기 위한 정상적인 노력을 다하였으나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유예기간을 넘긴 내부적인 사유도 포함하고, 정당사유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목적사업에 직접 사용하는 데 걸리는 준비기간의 장단, 목적사업에 사용할 수 없는 법령상ㆍ사실상의 장애 사유 및 정도, 당해 법인이 부동산을 목적사업에 사용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는지 여부 등을 아울러 참작하여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
대법원 1996. 1. 26. 선고 95누13104 판결,
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3두10213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가 취득한 이 사건 건물은 1993년에 지어진 건물로 노후되어 그대로 병원으로 계속 사용하기 어려워 병원 건물을 신축하여야 할 상황이었고, 신축 병원을 짓기 위해서는 인근 특정 부지를 매수할 수밖에 없었는바, 이와 같은 원고의 사정을 안 인근 부지 소유자들이 높은 보상가격을 요구하는 바람에 협상기간이 길어지게 된 점, ② 당시 원고 입장으로서는 달리 이 사건 부동산을 사용수익하고 있지도 않았으므로 하루빨리 임차인들로부터 이 사건 건물을 명도받아 이를 철거할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실제 원고가 일부 임차인들과 개별협상을 통하여 조기명도를 받은 점, ③ 원고가 임차인들에게 반환하여야 할 임대차보증금을 원고 이사장 개인이 대출을 받아 마련한 가수금으로 우선 지급하는 등 조기명도를 받기 위하여 상당 정도 노력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다만 원고가 일부 임차인들로부터 조기명도를 받는 데 실패하여 이 사건 건물의 철거가 늦어지게 되었지만, 이는 원고의 당초 예상과 달리 일부 임차인들이 고액의 이사비용을 요구하여 재단의 재산이 한정된 원고로서는 고액의 이사비용을 지급하면서까지 조기명도를 받기에는 재정적인 부담이 컸을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인근 부지 확보 등 다른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서 무리하여 조기명도를 먼저 추진할 이유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현재 병원 신축공사가 원만히 진행되고 있는 점, ⑥ 원고가 이 사건 건물이 철거될 때까지 부동산 임대수익 등 부가적인 수입을 얻은 바가 없고 필요한 제반 절차가 완료되자 바로 이 사건 건물을 철거하고 신축공사에 착수하는 등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한 것은 오로지 그 존립목적인 의료기관의 설치운영, 보건의료를 통한 사회공익 기여 등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 점,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의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에 의료업에 직접 사용하지 못한 데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