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등기를 마친 후 폐업을 하여 사업실적이 없는 상태에 있는 법인을 인수한 다음, 법인의 상호 및 목적사업 등을 변경한 경우에는, 지방세법 제138조 제1항 제1호 및 제3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법인의 설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행정청의 법인의 설립 이후 5년 이내에 취득하는 부동산등기로 보아 등록세를 중과한 처분은 부당하다.
1. 처분의 경위
가.
주식회사 신신산업기계(이하 ‘
신신산업기계’라 한다)는 1980. 10. 13. 설립된 후 1995. 9. 30. 폐업하여 2002. 12. 4.
상법 제520조의2 제1항에 의하여 휴면회사로 해산한 것으로 보아 해산등기가 마쳐졌다.
나. 그 후
신신산업기계는 2003. 8. 26.경 기존 주주의 주식 전부가 제3자에게 양도되면서 회사계속등기와 함께 원고로의 상호변경등기가 경료되었고, 같은 날 법인등기부상 본점 소재지가 기존의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3가 76’에서 ‘서울 강남구
논현동 116-5’로, 사업목적이 기존의 농수산물 가공기계 및 운반기계 제작ㆍ판매업 등에서 일회용품 제조 및 판매업, 전기용품 제조 및 판매업 등으로 각 변경되었는바, 이에 따라 원고는 2003. 8. 30. 관할세무서장에게 사업자등록을 마쳤다.
다. 한편, 원고는 2003. 9. 2. 서울 강남구
논현동 116-5소재 부동산을 취득하여 같은 날 원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이하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라 한다)를 경료받고, 2003. 10. 15.과 같은 해 12. 23.에 자본금을 각 5억 원씩 증자하면서 이에 대한 증자등기(이하 ‘이 사건 각 증자등기’라 한다)를 마치면서, 이 사건 각 증자등기 및 소유권이전등기에 대하여 당시의 지방세법상 일반세율을 적용한 등록세와 지방교육세를 각 신고, 납부하였다.
라. 피고는, 폐업 후 사업실적이 없는 상태로 남아 있던 기존 법인의 주식을 전부 매수한 후 법인등록번호와 법인설립연월일을 제외한 다른 모든 사항을 변경한 경우에는 기존 법인과 변경 후 법인 사이에는 동일성이 없어 이 사건 주식매매가 이루어진 2003. 8. 26. 무렵에 원고가 새로운 법인으로 설립된 것으로 보아, 2007. 9. 10.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증자등기는
구 지방세법(2003. 12. 30. 법률 제70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지방세법’이라 한다) 제138조 제1항 제1호가 정한 대도시 안에서의 법인의 설립 후 5년 이내에 자본을 증가하는 경우이며,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는
지방세법 제138조 제1항 제3호 및
지방세법 시행령 제102조 제2항이 정한 법인의 설립 이후 5년 이내에 취득하는 부동산등기이므로 각각 등록세 중과대상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미 신고ㆍ납부받은 세액을 공제하고 별지 1 부과내역 기재와 같은 등록세 및 가산세와 지방교육세를 부과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부과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내지 갑 제3호증, 을 제1호증 내지 을 제13호증의 3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부과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는,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에 따른 엄격해석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지방세법 제138조 제1항 제1호, 3호가 규정하고 있는 ‘법인의 설립’은 회사의 경우 설립등기일을 의미하는 것인데, 이 사건 각 증자등기 및 소유권이전등기는 모두 원고의 설립등기일로부터 5년이 경과한 후에 이루어졌으므로 지방세법 소정의 중과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 법인을 인수한 투자자들이 오로지
지방세법 제138조 제1항 제1호,
제3호에서 규정하는 등록세 등의 중과를 피할 목적으로, 국내에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는 대신, 형식상의 법인격만을 유지하며 휴면회사 상태이던 원고 법인의 주식 전부를 2003. 8. 26. 무렵에 매수한 후 상호를 변경하고, 목적사업 변경과 증자 등을 단행한 후 원고 법인 명의로 부동산을 취득하였던 것인바, 그렇다면 2003. 8. 26.경을 기준으로 원고 법인의 실체가 전면적으로 변경된 것이고, 공평과세의 원칙 내지 실질과세의 원칙과
지방세법 제138조의 입법취지, 법인격부인론 등에 비추어 그 변경시에 새로운 법인이 설립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부과처분은 적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나. 관계법령
별지 2 관계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헌법은 조세법률주의를 채택하여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지고,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헌법 제38조,
제59조), 이러한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은 과세요건 등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제정한 법률로써 규정하여야 하고, 그 법률의 집행에 있어서도 이를 엄격하게 해석ㆍ적용하여야 하며, 비록 과세의 필요성이 있다 하여도 행정편의적인 확장해석이나 유추적용에 의해 이를 해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또한, 납세의무자가 경제활동을 함에 있어서는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서도 여러 가지의 법률관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과세관청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들이 선택한 법률관계를 존중하여야 하되, 실질과세의 원칙에 의하여 당사자의 거래행위를 그 형식에도 불구하고 조세회피행위라고 하여 그 행위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으려면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상 법률에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부인규정이 마련되어야 한다.
법인의 설립에 의한 민법과 상법의 각 규정에 의하면, 법인의 설립에는 기본적으로 설립행위와 설립등기가 필요하고, 법인은 설립행위를 거쳐 설립등기를 함으로써 성립함과 동시에 법인격을 취득하게 되어(
민법 제33조,
상법 제171조 제1항,
제172조 등 참조) 그로써 법인의 설립은 완성되므로, 설립등기 없는 법인의 설립은 있을 수 없고, 일단 법인이 설립등기로써 성립된 이후에는 그 법인격이 소멸되지 않는 한 같은 설립등기에 의한 새로운 법인의 설립도 있을 수 없다.
위의 법리는 법인설립절차를 규율하는 기본법인 민법과 상법이 규정하는 바로서 법인설립에 관한 기본원칙이 되고 있고, 법인의 설립등기는 다른 법인등기 또는 상업등기와 달리 창설적 효력을 가지며 그에 관한 규정은 강행규정인 점, 기타 관계규정의 형식과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지방세법에서 ‘법인의 설립’에 관하여 위와 같은 일반적인 법리와는 다른 별도의 정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이상,
지방세법 제138조 제1항 제1호,
제3호에서 규정하는 ‘법인의 설립’ 역시 ‘설립등기에 의한 설립’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따라서 설립등기를 마친 후 폐업하고 휴면회사로 해산한 것으로 보아 해산등기가 마쳐진 상태에 있는 법인의 주식 전부를 제3자가 매수한 다음 법인의 자본, 상호, 목적사업 등을 변경하였다 하여 이를 위 조항이 규정하는 ‘법인의 설립’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고, 가사 그러한 행위가 등록세 등의 중과를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서 이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행위의 효력을 부인하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법률 규정을 두고 있지 않는 조세법 하에서, 그 행위가 위 조항의 ‘법인의 설립’에 해당한다고 보아 등록세를 중과하는 것은 조세법규를 합리적 이유 없이 확장 또는 유추해석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대법원 2009. 4. 9. 선고 2007두26629 판결,
2009. 4. 23. 선고 2008두2842 판결,
2009. 4. 23. 선고 2008두4534 판결 참조).
(2) 나아가 법인격부인의 법리는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이는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그 실질에 있어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타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그것이 배후자에 대한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쓰이는 경우에는, 비록 외견상으로는 회사의 행위라 할지라도 회사와 그 배후자가 별개의 인격자임을 내세워 회사에게만 그로 인한 법적 효과가 귀속됨을 주장하면서 배후자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고, 따라서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법리인바(
대법원 2001. 1. 19. 선고 97다21604 판결 참조), 이는 당해 법인과 그 배후에 있는 자(개인 또는 다른 법인)를 동일시하여 사안의 형평성 있는 해결을 도모하기 위한 이론으로서 당해 법인에 부과처분을 하고 있는 이 사건에 원용하는 것은 적절하다고 할 수 없다.
(3) 따라서 이 사건과 같이 설립등기를 마친 후 폐업을 하여 사업실적이 없는 상태에 있는 법인을 인수한 다음 법인의 상호, 목적사업 등을 변경한 경우가
지방세법 제138조 제1항 제1호,
제3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법인의 설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가 한 이 사건 부과처분은 위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