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를 매각한 경위에 있어 지방세법 제276조 제2항 단서의 취득세 및 등록세를 추징하지 아니할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처분은 적법하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
현대정공 주식회사에서 2000. 10. 21. 현재의 상호로 개명)는 서산지방 산업단지를 개발할 목적으로 1997. 1. 22.부터 2000. 9. 8. 사이에 서산시 지곡면
무정리 산 231 외 465필지의 토지 합계 3,819,628㎡(이하 통틀어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를 각 매수하여 그 무렵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그곳에 일부 공장건물의 건축에 착공하는 등 산업단지를 조성하던 중 2000. 10. 20. 이 사건 토지를
소외 기아자동차 주식회사(이하
기아자동차라고 한다)에게 매도하고 그 무렵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나. 피고는 당초 이 사건 토지가
지방세법 제276조 제2항 제1호 소정의 산업입지및개발에관한법률에 의하여 지정된 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하여 취득하는 부동산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토지의 취득에 대하여 취득세와 등록세를 면제하였으나, 이후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취득한 후 3년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산업단지 조성에 사용하지 아니하고 이를 매각하였다는 이유로
같은 법 제276조 제2항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감면된 취득세(관련 조세인 농어촌특별세 포함)와 등록세(관련 조세인 교육세 포함)를 추징하기로 하여, 2000. 12. 26. 원고에게 취득세 1,350,957,270원, 농어촌특별세 123,835,720원, 등록세 1,868,558,780원, 교육세 342,567,260원 등 합계 3,685,919,030원을 부과·고지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2, 을 제1호증의 1 내지 4]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관련법령
지방세법
제276조 (산업단지 등에 대한 감면)
②
산업입지및개발에관한법률 제16조의 규정에 의한 산업단지개발사업의 시행자 또는 산업기술단지지원에관한특례법에 의한 사업시행자가 산업단지 또는 산업기술단지를 조성한 후에 공장용 건축물등을 신축하거나 증축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호에서 정하는 바에 의하여 지방세를 감면한다. 다만, 산업단지 또는 산업기술단지를 조성하기 위하여 취득한 부동산의 취득일부터 3년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산업단지 또는 산업기술단지를 조성하지 아니하거나, 공사가 완료된 후에 정당한 사유 없이 3년이내에 공장용 건축물 등을 신축하거나 증축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감면된 취득세·등록세·재산세 및 종합토지세를 추징한다.
1. 산업단지 또는 산업기술단지를 조성하기 위하여 취득하는 부동산 및 산업단지 또는 산업기술단지조성공사가 완료된 후에 공장용 건축물 등을 신축하거나 증축하기 위하여 취득하는 부동산에 대하여는 취득세와 등록세를 면제한다.
나. 당사자의 주장
피고는 위 처분사유 및 관계법령을 들어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첫째,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취득한 이후 그 부지에 대한 토목공사와 함께 일부건물 건축에 착공하는 등 산업단지를 조성하여 왔고 이 사건 매각 이후에도 원고를 승계한 기아자동차가 그 산업단지 조성행위를 계속하고 있으므로
지방세법 제276조 제2항 단서에서 취득세와 등록세의 추징사유로 규정하는 ‘3년 이내에 산업단지를 조성하지 않거나 공장용 건축물 등을 신축하거나 증축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그 처분사유 자체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고, 둘째, 원고가 속해있는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 주식회사,
기아자동차 주식회사,
아시아자동차 주식회사, 원고)은 1997년 후반경부터 2~3년간 지속된 전국가적인 경제위기였던 이른바 IMF구제금융 사태를 거치면서 정부로부터 강한 구조조정 압박을 받아오던 중, 그룹 차원에서도 정부의 방침에 부응함과 함께 스스로의 경영합리화 차원에서 중복투자를 피하고 효율성을 기한다는 목표하에 구조조정을 추진함에 있어 완성차 생산부문은 다른 계열사에 넘기고 부품생산 업체로 전문화하도록 방침을 정함에 따라, 완성차를 생산할 공장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취득한 이 사건 공장부지는 원고에게는 필요가 없게 되었던 반면 계열사인
기아자동차는 기존 공장이 협소하여 완성차 조립공장을 필요로 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를 계열사인
기아자동차에 매각하게 된 것으로서,
기아자동차가 이 사건 토지에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일부 공장은 이미 가동하기에까지 이른 이상, 원고 스스로 그 조성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경위에 비추어 보면
지방세법 제276조 단서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결국 이 사건 처분은 어느 측면에서 보아도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다. 판단
(1) 원고의 첫째 주장에 대하여
원고의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토지에서 이미 산업단지 조성행위를 마친 것이 아니었고, 부지에 대한 토목공사와 일부 공장 건물에 대한 착공을 하였을 뿐인 상태에서 이를
기아자동차에 매각한 것으로서, 원고가
현대자동차에 11.4%를,
현대자동차가
기아자동차에 34.4%를,
기아자동차는 원고에 17.5%를 각 출자하는 등 상호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그룹으로서 그룹 전체적인 측면에서 산업단지 조성사업이 계속 추진되고 있다는 것인바, 비록
기아자동차 역시 원고와 함께
현대자동차 그룹의 계열사라고 할지라도 원고와는 법인격이 엄연히 다를 뿐만 아니라, 원고 자신이
기아자동차에는 직접적으로 출자한 바가 전혀 없어 원고가
기아자동차에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는 없고, 달리
기아자동차가 원고의 목적 사업을 위하여 이 사건 토지를 산업단지로 조성한다는 점에 대한 주장·입증은 없는 이 사건에서는,
기아자동차가 원고에 이어 산업단지 조성행위를 하고 있다는 사정은
기아자동차에 대한 취득세 및 등록세 감면 여부와 원고의 매각경위가 뒤에서 살피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문제일 뿐이고, 원고로서는 자신의 산업단지 조성계획을 포기하였음이 명백한 이상, 그 처분사유가 부존재한다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원고의 둘째 주장에 대하여
(가)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간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6호증의 1, 2, 갑 제7호증의 1 내지 4, 갑 제8호증의 1 내지 5, 갑 제9호증의 1, 2, 갑 제10호증, 갑 제11호증의 1, 2, 갑 제12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강홍기의 일부 증언 및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면 인정된다.
① 원고 회사는 1991.경부터 울산공장에서 레저용 차량 갤로퍼를 생산해 오던 중 2000년대에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레저용 차량의 생산을 늘리기 위하여 이 사건 토지를 매입하여 자동차생산공장을 짓기로 하고, 1997. 1. 24. 충청남도로부터 서산지방산업단지 조성계획을 승인(사업면적 : 4,037,127㎡, 사업기간 : 1997년 ~2001년)받고 1997. 1. 22.부터 2000. 9. 8. 사이에 이 사건 토지를 모두 취득하였다.
② 원고 회사는 1997. 10. 16. 이 사건 토지에서 산업단지 조성공사에 착공하였으며, 1999. 11. 24. 공장신설 승인을 받고, 같은 해 12. 31. 자동차 부품생산공장의 건축허가를 받아 착공신고를 하고 일부 건축공사를 진행하였다.
③ 원고 회사가 소속된 당시의
현대그룹은 1998. 9.경 부도로 회사정리 절차에 있었던
기아자동차를 인수하였고, 그 후
현대그룹 중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아시아자동차, 원고 외에 판매관련 4사 등 합계 8사는
현대자동차그룹으로 재편되었다.
④ 1998. 11.경
현대자동차그룹에서는 정부의 기업구조조정 요구에 부응함과 아울러 그룹내 중복투자로 인한 비효율을 제거하고 대규모 투자로 인한 시너지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그룹자동차사업 재편 방안’을 마련하였는바, 그 내용은 그룹내 회사들을 제1단계로 당장 통합 가능한 제품개발, 연구부문 및 부품생산, 구매부분 및 판매에 관하여 통합하되, 완성차의 조립, 생산에 대하여는 기존의 4사 체계를 유지하기로 하고, 제2단계로 완성차의 조립, 생산 조차도 1개회사로 통합하여 그 아래 기능별 분화 방식으로 운영하기로 하는 계획이었다.
⑤ 원고 회사는 이러한 그룹 재편방안에 맞추어 같은 달 ‘
현대정공 업종재편 전략’을 마련하여 장기적으로 자동차부품 전문 및 기계장비 종합회사로 업종 재편하기로 결정하였는데, 그 이전인 같은 해 8.경 원고의 사업부분 중 완성차 부분을 분할하여
현대자동차에 합병한 것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추진된 것이었다.
⑥ 이에 따라 원고 회사는 이 사건 토지에 자동차생산공장을 더 이상 설립할 이유가 없어진 반면,
기아자동차는 기존에 사용하던 소하리 공장이 협소하여 새로운 공장부지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 되자, 원고 회사는 이 사건 토지를
기아자동차에 양도하기로 하여, 2000. 10. 4. 충청남도로부터 사업시행자를 원고로부터
기아자동차로 변경하는 승인을 받고, 같은 해 10. 20. 이 사건 토지를
기아자동차에게 매각하였다
⑦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취득하는 데 든 매수대금은 총 570억원 가량이었고,
기아자동차에 매각한 대금은 2,215억원 가량이었다.
(나)
지방세법 제276조 제2항의 취지
지방세법 제276조 제2항에서 산업단지에 대한 취득세 등을 면제하는 입법취지는 산업단지를 조성 입주하여 공장을 신축하는 경우 취득세 등을 면제함으로써 산업단지내 기업입주를 촉진하고 산업단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고, 아울러 그 단서에서 산업단지 조성 목적으로 토지를 취득하였으나 일정한 기간 내에 이를 조성하지 아니하는 경우 감면된 취득세 등을 추징하기로 한 것은 토지 취득자에게 조속한 산업단지 개발을 독려함과 아울러 산업단지 조성 외에 부동산의 시세차익 등을 위해 그 목적을 변경하는 경우 등을 제재하기 위한 목적도 함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러한 취지에 따르면 위 조항 단서의 ‘정당한 사유’라 함은 취득토지를 산업단지 조성에 사용하지 못하게 된 이유가 법령에 의한 금지·제한, 행정관청의 사용금지·제한 등 외부적인 사유로 인한 것이거나, 내부적으로 산업단지 조성을 위하여 취득자가 정상적인 노력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거나, 기타 객관적인 사유로 인하여 부득이 이를 매각할 수 밖에 없는 사유, 또는 예측하기 어려웠던 사회, 경제적 환경의 변화에 따라 경영상의 급박한 어려움에 봉착하여 이를 모면하고자 어쩔 수 없이 산업단지 조성계획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토지의 취득자가 그 자체의 자금사정이나 장기적인 계획 또는 수익상의 문제 등 때문에 목적사업에 직접 사용하기를 포기한 경우와 같은 것은 포함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 위 인정사실과 법리를 토대로 살피건대,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기아자동차에 매각할 당시에 원고가 산업단지를 조성함에 있어 법령이나 행정관청의 규제 등 객관적으로 불가능한 사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 때는 국가경제적인 외환위기인 이른바 IMF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국면에 접어든 때로서 원고로서 예측하기 어려운 사회, 경제적 환경변화가 있었던 것도 아니며, 원고가 경영상의 급박한 어려움에 봉착하여 이 사건 토지를 매각대금이 급히 필요하였다고 볼 만한 어떠한 자료도 없고, 단지
현대자동차 그룹 전체적으로 장기적인 경영합리화, 생산성 향상, 수익구조 극대화를 위해 그룹 구조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원고가 자의적으로 완성차 생산 부문을 포기하고 자동차부품 및 기계장비 종합회사로 업종재편하기로 결정하고 그에 따라 필요가 없어진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한 가격의 4배에 이르는 매각대금을 받고 기아자동차에 양도한 것일 뿐이므로, 비록 정부로부터 어느정도 구조조정의 요구가 있었다고 할지라도 이러한 구조조정이 원고의 의지와 무관하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고, 이 사건 토지가 기아자동차에 의해 산업단지로 개발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는 원고와는 상관없는 사정에 불과한 이상,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매각한 경위에 있어
지방세법 제276조 제2항 단서의 취득세 및 등록세를 추징하지 아니할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